사진첩677 영춘화 영춘화 꽃샘바람 시기하여 꽃잎 얼굴 감싸는 시간 석양은 둥그렇게 살라고 그리며 넘어가지만 바람은 그리 만만찮아 훅훅 찬 기운을 휩쓸고 있다 워낙 강인한 성격이라 꿈쩍하지도 않겠지만 비 온 후 기온이 영하로 내려간다는 기별이라 이 볼 저불 양 볼 이리 찍고 저리 찍어 내 봄 창에 걸어두고 벚꽃 화려해질 때까지 네 힘찬 기운 한번 받으리. ^^ 2023. 3. 13. 봄이왔어요 꽃집엔 영산홍인가 볼을 발그레 개나리가 병아리 입을 쫑긋 저물녘 하늘은 전선으로 엑스자를 긋고 보건소 갈 일이 있어 조금 서둘러 가다가 정리되지 않은 울타리 봄을 만났다 이제 살았다고 나름 푸르게 노랗게 화색을 띠어 들여다보며 내 화색도 밝아졌다 이젠 추워 봤자 봄인걸 보건소에 가서 혈압약 짓고 오는 길에 거꾸로 동네 한 바퀴 돌아 왔다 겨울 한 철을 방에만 있었더니 혈압이 154로 고혈압이 됐네 약 잘 안 먹었다고 선생님께 혼나고 사정사정해서 3개월분 처방받아 오며 구시렁거리는 건 인삼 탓이나 하고 인제 그만 먹어야겠다. 이러다 고혈압으로 쓰러지면 나만 서럽지 암 그렇고말고 봄이 오고 있는데 말이지, 오늘 헛소리 끝. 2023. 3. 7. 2월 13일 달 2월 13일 달 이월 열사흘 달 오늘도 달을 보았다 파랑 기와지붕 뒷담 길을 걷다가 입을 뾰족이 내민 살구 꽃망울도 보았다 저 달이 꽉 차 기울 즘엔 벚꽃 환한 꽃밤이 필 것이다 2023. 3. 5. 까치 까치 까치는 이른 봄에 집을 짓는다 아무도 올라올 수 없는 높은 가지 끝에다 풀이 피고 만물이 깨나기 전 둥지를 털어 알을 품는단다 그 이유는 천적이 깨나기 전에 알을 부화하기 위함이란다 참 똑똑하고 부지런하지 않은가 반대로 까마귀는 저 까치집에다 알을 품는단다 그래서 까마귀 집을 안 짓고 다른 새 남의 애써 지은 둥지에다 알을 품고 제집인 양 얌체 짓을 한단다 까치 지금 바쁘게 움직인다 밤이고 낮이고 자세히 보면 입에 뭔가를 물었다 아마도 둥지를 털 나뭇가지를 물었지 싶다 멀어 잘 안 보이지만 끌어당겨 보면 동그란 열매가 달린 나뭇가지를 문 것이 보인다 잠시 앉았다가 날아가 버려 두 장도 못 찍었지만 나뭇가지를 물은 건 확실하다 2023. 3. 5. 이전 1 ··· 25 26 27 28 29 30 31 ··· 17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