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55 모퉁이 돌의 사진 이야기 아름다운 것은 자연에서만 있었라! ** 페북에서 모셔온 작품 ** 2024. 12. 13. 괜찮아/한강 괜찮아/한강 괜찮아/한강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아파서도 아니고아무 이유도 없이해질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버릴까 봐나는 두 팔로 껴안고집 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왜 그래.왜 그래.왜 그래.내 눈물이 떨어져아이의 눈물에 섞이기도 했다그러던 어느 날문득 말해봤다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괜찮아.괜찮아.이제 괜찮아.거짓말처럼아이의 울음이 그치진 않았지만누그러진 건 오히려내 울음이었지만, 다만우연의 일치였겠지만며칠 뒤부터 아이는 저녁 울음을 멈췄다서른 넘어야 그렇게 알았다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어떻게 해야 하는지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괜찮아왜 그래, 가 아니라괜찮아.이제 괜찮아. 괜찮아/한강맨부커상 수상자.. 2024. 11. 29. “넌 조금 많이 행복했으면 좋겠어” 시(詩)야 노올자 캠페인 “넌 조금 많이 행복했으면 좋겠어” 기고/방귀희 bing AI로 생성한 이미지 ©방귀희 한승완은 엄마 뱃속에서 두 다리가 태반에 눌려 태어날 때부터 지체장애가 있었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가장이 된 어머니는 아들 교육에 최선을 다하셨다. 몸무게가 점점 늘어나는 아들을 업고 등하교를 시켜주던 어머니가 허리 디스크가 생기자 한승완은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검정고시를 택했다. 교회에서 운영하는 컴퓨터교실 수강을 했는데, 수업에 빠지지 않고 참여한 결과 보조교사 역할을 하게 되었고, 드디어 20세에 월급을 받는 직업인이 되었다. 이렇게 시작하여 23년 후인 2019년, 한승완은 중증장애인거주시설 행복누림 원장으로 취임하여 마침내 리더로 우뚝.. 2024. 11. 27. 따로 또 같이 / 정재현 따로 또 같이 / 정재현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서로 사랑하라.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그보다도 너희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서로의 잔을 채워 주되 한쪽의 잔만을 마시지 말라.……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혼자 있게 하라.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서로 혼자이듯이서로 가슴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속에 묶어 두지는 말라.오직 큰 생명의 손길만이 너희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다.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칼릴 지부란, 〈결혼에 대하여〉 쉽지 않은 말씀이다. 함께 있으면서 거리를.. 2024. 11. 16. 이전 1 2 3 4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