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404 소래포구를 다녀와서 소래포구를 다녀와서 밤바다를 찾아서 섣달 그믐밤 갑자기 보고 싶은 바다 정동진으로 갈까 내일 해돋이도 보고 가족의 합의가 안 돼 소래로 갔다 포구는 캄캄해 바닷물에 가로등 불빛만 띠고 관람객 하나 없는 2020년(음력) 마지막 밤을 보내고 있다 애초 사람은 생각지 않았지만 없어도 너무 없어 재미가 없었지만 바다는 잠잠히 코로나로 조용히 보낸 일 년을 되돌아보기라도 하는 듯 그냥 고요하기만 하였다. 2021. 2. 18. 2월의 봄 산수유 몽우리 2월의 봄 어디쯤 왔나 물어도 대답이 없어 꽉 다물은 입을 벌려보려다 그만뒀다 입 째질까 봐서 2021. 2. 13. 설 선물 설 선물로 바닷가 한 평이 들어왔다 짭짜름 생굴 꼬막, 과메기 다시마 톳 파래김 빼곡 남해가 눈앞에 출렁인다 이 얼마만의 포만인가 2021. 2. 9. 동지섣달 동지섣달 눈도 먹고 바람도 먹고 달뜨면 달과 함께 별나면 별도 먹고 햇볕 좋은 날 봄도 한번 건들어봤다. 2021. 1. 25. 봄을 기다리며 봄을 기다리며 봄을 기다리며 날씨 조금 푸근하니 한참 호들갑이다. 봄을 찾아서 빼꼼히 내민 구절초를 비적비적 거려 목 안에까지 찍어다 이제 봄이요 첫봄 입춘도 안 지났는데 난리들이다 아래 역 통도사 앞마당 홍매가 피었다느니 전라도 나라도엔 복수초가 피었다고 이곳에선 믿기지 않은 봄소식인데 어젯밤엔 부산에서도 매화가 분홍 꽃물을 물었다고 한다 지금 영하 11도인데 이거 봄이여 겨울이여 아니지 봄을 시기한 입춘 추위 하는 거지 그러면서도 은근히 봄이지 하면서 눈은 또 오고 그래 추위도 예사 추위가 아니고 밤 기온이 뚝 떨어지더니 3일째 올라올 생각을 안 한다 다음 주까지는 꼼짝하지 않을 거라고 그다음이 입춘이니 그다음에나 한번 생각해 보겠단다 봄 대게 잰다. 2021. 1. 25. 늦은 귀향 / 김문배 늦은 귀향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밤 점점 다가왔다 멀어지는 새벽 기차 소리 입김으로 흐려진 창가의 슬픔이 부옇게 서려있다 좁은 어깨에 짊어지고 온 고달픈 사연과 귀향길에 따라 온 외로운 발자국이 대문 앞 눈 터는 소리와 함께 멈춘다 무거운 세월이 얹힌 지붕 위의 쌓인 눈이 차가운 달빛에도 못 견디고 눈물 되어 떨어진다 합리적 모순 사과 한 상자를 선물 받았다 예쁜 사과부터 먼저 먹었다 다 먹을 때까지 사과 상자에는 항상 좋은 사과만 있었다 사과를 오래 두면 상할지 몰라 나쁜 사과를 먼저 먹는다 사과 한 상자가 전부 나쁜 사과였다 생각에 따라 사과 맛이 달라진다 2021. 1. 24. 한 둥지 아우성 한 둥지 아우성 꽉 채워 날아가고 여름 한낮 햇살만 둥지를 곁을 맴돈다. 2021. 1. 22. 아들 생일 축하해요! 아들 생일 축하해요! 생일케이크 새해가 되면 제일 먼저 그리는 동그라미 올해도 22일에 그렸다 식구들 생일은 멀리 있고 윤사월이 생일인 엄마는 작년에 이사하여 올해는 동그라미 3개인데 아들 생일에 우선 하나 그렸다 올해는 제가 바쁘니 케이크나 사서 축하해줄까 했는데 때마침 전도사가 미리 챙겨 보냈다 하나님께서 이심전심 한통속 맘으로 보내온 생일 빵에다 큰 거로 4개 작은 것 두 개에 불을 붙이고 노래는 시작도 하기 전 불어버린 촛불 빵 보 우리 부자 먹기에 바쁘다 분위기엔 꽝! 치고 나이를 먹으니 생일 축하 노래도 어색하여 내년 생일엔 예쁜 여자 친구가 챙겨줬으면 노총각 엄마의 바람~~ 2021. 1. 18. 강화로 떠난 여인 강화로 떠난 여인 눈이 동글동글 선한 숲속 그 여자가 친구인 그림을 그릴 줄 알고 시를 좋아해 불쑥 보고 싶어지는 여인 2021. 1. 16. 이전 1 ··· 46 47 48 49 50 51 52 ··· 15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