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395 2월 말 리첸시아 노을 한 바퀴 2월말 리첸시아 노을 한 바퀴 여기 영양탕 집은 우리교회 장로님이 운영하신다 "부쩍 날씨가 추워졌네요 여기서 천천히 마음 녹이고 가세요" 난 이 글을 읽고 손도 녹이고 마음 까지 데워서 왔다 참 착한 의자였다. 2월 말 날씨가 풀린 듯해 서둘러 나섰다 작년에 가고 3개월 만에 가본 리첸시아 앞 같은 곳 같은 노을 그곳이 그곳 노을인데 또 처음 보는 것처럼 잡고 열심히 찍었다 바람도 차고 어데 편하게 앉을 곳도 없지만 그냥 노을빛 따라 한 바퀴 돌았다 어둑해지는 하늘에 초승달도 보고 건물에 걸린 금빛 석양도 보고 버스 정류소 의자에 앉아 몸도 마음도 좀 데우고 돌아왔다 재미있는 건 저 버스 정류장 의자인데 오늘 내가 만난 봄 중에 최고 따뜻한 봄이었다. ^^ 2023. 2. 28. 옛날 옛적 옛날 옛적 예수도 모르고 성경학교 뱃지를 달았었지 면접 보던 날 "졸업 후 뭐할 거냐?" "전도사 할 겁니다" 그래서 합격시켰다는 후담, 나이 스물둘에 소녀처럼 양 갈래머리 묶고 배지 달고 신나게 3년 훈련, 졸업장은 훈장처럼 받았지 일흔넷 나이가 되도록 전도사 한 번 못 했지만 언제 이렇게 지나갔지 집안 늙은이로 변해 아 옛날이여! 추억해보았다. 2023. 2. 25. 삶도, 사람도 동사다 삶도, 사람도 동사다 선禪에서 견성見性이라는 말을 ‘본성을 본다’는 뜻 대신, ‘보는 것이 본성이다’라는 뜻으로 새겨요. 시 또한 주어와 술어, 주체와 대상의 자리바꿈에서 태어나는 것이 아닐까요. … 시는 자기 삶을 살아내고, 자기 죽음을 죽으려는 의지예요. 달리 말해 ‘살다’, ‘죽다’라는 자동사를 타동사로 바꾸려는 의지예요. ―이성복, 《무한화서》 시詩는 어떻게 쓰이는가? 산문과 비교해보면 특성을 살필 수 있다. 산문은 쓰는 사람의 말하고자 하는 바가 쓰여 있는 것이다.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은 ‘나’를 주장하고 내세우고 호소하는 것으로 채워져 있다. ‘나’를 말하기 위해서 부지런히 말하고 쓰고 많은 산문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런 산문에서 주어는 당연히 ‘나’다. 그런 내가 때로는 너이기도 하고 그/그.. 2023. 2. 21. 부천작가 2022년 22집 2022년 부천작가 22집 2023. 2. 12. 내 이름 바뀌다 / 임내영 동화집 내 이름 바뀌다 / 임내영 동화집 2023. 2. 12. 황사 짙은 날 황사 짙은 날 서 창이 밝아 동네 한 바퀴 나섰더니 석양이 빌딩 사이서 잠시 주춤거리더니 이어 어둠으로 가고 보이는 건 어둑한 하늘에 입 꽉 다물고 있는 목련 나무뿐 돌아올 봄은 기미도 안 보인다. 2023. 2. 9. 프로출근러 프로출근러 / 이재훈 시 출근을 한다는 건 가장의 무게를 다시 짊어지는 것 퇴근을 한다는 건 가장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는 것 부천에서 구로 구로에서 병점 24개의 역을 이동하는 나는 프오출금러 편도 2시간 왕복 4시간 하루 육분지 일 매일 같은 시간 같은 버스에 몸을 맡기노라면 굽은 멍에 매고 쟁기질하는 늙고 지친 소가 된다 '다녀올게' 한마디로 시작하여 사랑하는 가족 두고 48개의 역을 지나 멍애에 쓸린 몸 부여잡고 다시 가족 품으로 돌아온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다녀올게' 한 마디로 갈무리해야 할 나는 프로출근러 ** 2022, 문학멘토링 시 클래스, 42쪽~43쪽 ** 멘토, 유미애 시인 감상문 / 김옥순 출퇴근의 무게가 느껴지는 시 화자의 '다녀올게' 인사에서 가족을 위함이 느껴지는 하루.. 2023. 1. 26. 속초로 이사한 송 집사님이 속초로 이사했다는 송 집사님이 설악산 아래로 새 동네를 이루고 잔잔한 물결 위 갈매기 한가로워 한 번쯤 살아보고픈 곳 번성하는 교회 이제는 추억이 된 "물빛 주사랑" 자그마한 소식지를 편집 주간했던 집사, 2012 내가 시인으로 등단하고 함께 했던 집사님이 속초로 이사했다면서 '호수처럼 맑으소서 설악처럼 밝으소서 하늘처럼 높으소서' 이곳으로 올 일 있으면 연락하라는 인사와 함께 보내왔다. ^^ 2023. 1. 24. 설악산 울산바위 설악산 울산바위 한 줌의 온기도 없는 것이 온 세상 죄를 다 품었다는 듯 푸근하여라 2023. 1. 21. 이전 1 ··· 21 22 23 24 25 26 27 ··· 15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