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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개미취 벌개미취 벌개미취 가을을 짙게 할 비가 내린다 잠이 깬 노부부 얘기하듯 도란도란 이 비가 지나면 저 찻길 건너 공원 담 안 팔월부터 흔들던 허리춤 한호 큼 꺾어다 속이 환하게 뵈는 페트병 모가지가 쏙 올라오게 꼽고 알싸한 쑥 향 코앞에 두고 싶은데, 2020. 9. 8.
진짜 가을 구절초 산당화열매 (명자나무 꽃) 부추꽃 구절초 상사화 벌개미취 이제는 진짜 가을이다 이마에 땀 날 땐 억새꽃을 봐도 국화를 봐도 먼먼 가을이더니 태풍 하이선이 몰고 온 바람이 가을이었네 하룻밤 새 국화꽃이 가을꽃으로 보이고 억새꽃 두 송이가 성큼 가을로 다가온다. 2020. 9. 8.
유흥초 유흥초 작년엔 이처럼 예뻤는데 올해는 해거름 일조권이 안 좋아 이쁘지 않다 이름도 잊었는데 페이스북에서 작년 것을 가져왔다. 얘네들은 대상화다 서리 올 때 핀다고 해서 秋상화라고도 한다는데 작년 그 자리 올해는 키도 크고 꽃도 많이 폈다 이름을 몰라도 처음 보는 꽃은 귀하고 예쁘다 2020. 9. 8.
나는 시방 나는 시방 여기에 있다 태풍이 온다고 했지만, 비가 오려니 하면서도 우산은 챙겨 학교 운동장 둘레 길을 걷다가 빗방울 신호에 소나기 지나길 바라다 굵은 빗줄기가 심상찮아 건너다뵈는 이곳으로 옮겨왔다 거세지는 빗소리 태풍이 오긴 오나보다 이곳으로 오길 잘했네 비 오는 날이면 밖의 빗소리만 익숙해 빗소리 현장에서 취재하게 돼 새롭다 그 새 빗줄기 조금 가늘어지고 건너편 교육관 벽에 달라붙었던 아이들이 움직이고 빗물이 도랑물처럼 흐르는 운동장으로 뛰어나갔다가 두 손 꽉 줘 머리를 덮고 뛰어 되돌아간다 우산을 든 한 사내아이가 집으로 돌아가고 남은 아이들은 축구공을 몰고 나온다 아직 비는 그치질 않았는데 그사이 굵은 비가 두 차례 내리고 잠시 빗줄기 가늘어져 나는 일어났다 운동장에 남았던 아이 둘 교실 쪽으로 .. 2020. 9. 7.
칠석 칠석 칠석 오늘은 음력 칠월 초엿새 내일이 칠석날이다. 견우직녀의 만남은 이뤄질까 지구는 온통 점령된 코로나가 기세를 부려 꼼짝달싹 못 하는데 하늘은 자유로우려나 어제는 모처럼 푸른 하늘, 내일은 어쩔지 칠석날이면 호박 부침 먹었는데, 까만 밤의 하늘엔 별이 무성했고 반딧불이 획 획 날아다녔는데 도시는 호박꽃 한 송이가 그립네 올해는 우리 집 농부 아저씨가 호박을 안 심어 옆집 울타리 리에서 찍었던 호박꽃 꺼내다 걸어본다. 2020. 8. 24.
구월이 하루 앞 김장감 빨강 고추 말리기 아직은 보이지 않는 구절초 꽃몽우리 길가 화단에 핀 아욱꽃 하늘 푸르고 구름 맑은 오후 한 때 어젯밤 태풍 바비가 내팽개친 풋감 밥집 과꽃의 변심 3색 처음은 백색 두 번째는 분홍 진달래 빛 팔월에 핀 비 맞는 민들레 홀씨 구월이 하루 앞 팔월을 밀어내고 들어오려 한다 땀 흘려 도와준 대가도 모르고 이제는 들먹거리기도 싫은 전염병 신종 바이러스 게다가 기록을 앞선 올 장맛비 땀 뻘뻘 흘러도 마스크는 필수 사람과 사람 사이는 멀리 이 무자비한 인간관계 속에서 순응만 하려니 짜증이 나 팔 거둬 부쳐 더는 못 참겠다 인간이 없는 곳 그래 봐야 동네 한 바퀴지만 나오니 모처럼 하늘이 맑다 푸른 바닥에 흰 구름이 헤엄을 치며 뭉쳤다 흩어졌다 물놀이처럼 시원하게 논다 바람도 이전 바람이 아.. 2020. 8. 24.
어제는 비 오늘은 구름 속 해 아래 코로나도 비우고 장마도 밀어놓고 우렁찬 매미 합창에 부채질을 하며 왠 여유, 나만 그런게 아니다 무엇하나 길면 지루하다 그래서 짤라야 하는데 그럴 수 도 없으니 그냥 지치고 말것을 부시럭부시럭 기어나와 후덥지근한 나무 속 매미들의 사랑노래 시원하게 듣는구나 알고보면 너희들의 슬픈 노래인것을 2020. 8. 12.
입추 날 동네 한 바퀴 맥문동이 미국에서 온 씀바귀 차길에서 몸을 풀었다 귀염둥이 매꽃 부용꽃 자투리로 핀 원추리 배롱나무 꽃 이름 잊은 꽃 이름 잊은 꽃 비둘기 천적 까치 모처럼 하늘이 맑은 오후 한때 무더위 속 장맛비에 지쳐 갈 즈음 잠시 소강상태인 오늘은 입추 날 우산을 준비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나는 그냥 이다 꽃도 찍고 운동 삼아 동네 한 바퀴. 2020. 8. 7.
행운 / 디카시 행운 사람들이 토끼풀 네 잎을 찾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기에 나는 보도블록 사이를 뒤진다 혹시 귀 떨어진 이거라도 찾을 수 있을까 해서, 2020. 8.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