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방
여기에 있다
태풍이 온다고 했지만, 비가 오려니 하면서도 우산은 챙겨
학교 운동장 둘레 길을 걷다가 빗방울 신호에
소나기 지나길 바라다 굵은 빗줄기가 심상찮아
건너다뵈는 이곳으로 옮겨왔다 거세지는 빗소리 태풍이 오긴 오나보다
이곳으로 오길 잘했네
비 오는 날이면 밖의 빗소리만 익숙해
빗소리 현장에서 취재하게 돼 새롭다
그 새 빗줄기 조금 가늘어지고 건너편
교육관 벽에 달라붙었던 아이들이 움직이고
빗물이 도랑물처럼 흐르는 운동장으로 뛰어나갔다가
두 손 꽉 줘 머리를 덮고 뛰어 되돌아간다
우산을 든 한 사내아이가 집으로 돌아가고
남은 아이들은 축구공을 몰고 나온다
아직 비는 그치질 않았는데
그사이 굵은 비가 두 차례 내리고 잠시 빗줄기 가늘어져
나는 일어났다
운동장에 남았던 아이 둘 교실 쪽으로 사라진다
아이 둘은 왜 집으로 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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