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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이야기

구월이 하루 앞

by 시인들국화 2020. 8. 24.

김장감 빨강 고추 말리기

아직은 보이지 않는 구절초 꽃몽우리

길가 화단에 핀 아욱꽃

하늘 푸르고 구름 맑은 오후 한 때

어젯밤 태풍 바비가 내팽개친 풋감 

밥집 과꽃의 변심 3색

처음은 백색

두 번째는 분홍 진달래 빛

팔월에 핀 비 맞는 민들레 홀씨

구월이 하루 앞

 

팔월을 밀어내고 들어오려 한다
땀 흘려 도와준 대가도 모르고
이제는 들먹거리기도 싫은 전염병 신종 바이러스
게다가 기록을 앞선 올 장맛비
땀 뻘뻘 흘러도 마스크는 필수 사람과 사람 사이는 멀리
이 무자비한 인간관계 속에서
순응만 하려니 짜증이 나 팔 거둬 부쳐 더는 못 참겠다
인간이 없는 곳 그래 봐야 동네 한 바퀴지만 나오니
모처럼 하늘이 맑다
푸른 바닥에 흰 구름이 헤엄을 치며
뭉쳤다 흩어졌다 물놀이처럼 시원하게 논다
바람도 이전 바람이 아니다 철쭉나무 틈새로 목을 밀어 올린 구절초에
하얀 꽃송이가 보이는 듯하고 배롱나무꽃도 달리 보인다
빨강 고추를 말리는 아주머니도 있고
꼭지 채 떨어진 풋감도 제법 알이 찼다
이제는 날씨만 변하면 가을이다. 그 가을을 생각하니 꽉 막혔던
숨통이 열리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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