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첩675

에밀 시오랑을 읽는 오후 에밀 시오랑을 읽는 오후 / 장석주 인문 에세이 스승의 날이라 생각하니 오붓하니 차 한잔 나누고 싶은 선생님이 생각나 우리 차 한 세트 선물로 보냈더니 이렇게 책을 주문해 줬네 두고 천천히 읽으라고 그리고 기증도 하지 말라는 당부를 곁들여서 지난번 선생의 저 "프리즈"란 청소년 소설을 사 읽고는 교회다 기증한다고 했더니 사실 그 책도 아직 보관하고 있다. 도서관이 부실해서 이 책은 두고두고 읽을 참이다 그런데 5백 쪽이 넘는데 다 읽기나 하려는지 선물한 성의를 봐서라도 열심히 읽으려고는 하는데, ^^ 2024. 5. 20.
부천문학 81호 부천문학 81호 2024. 5. 20.
사고인가 추락인가 사고인가 추락인가 새소리도 들리지 않는 오후 바람이 온몸을 쓸어갈 듯한데 어미 닭이 병아리 품은 듯 날개를 부풀려 꿇어앉아 눈을 껌벅거리며 입을 열었다 닫았다 신음하듯 보여 자세하게 보니 새가 숨을 벌떡거려 어떻게 하나 119 신고해야 하나 경찰을 불러야 하나 가여워 등만 쓸어주었다. 제도 살려고 태어났는데 어떻게 하니 만져보니 아직 온기도 있고 여전히 입은 열었다닫는다 어떡하나나 강아지나 고양이라면 가능하겠지만 새는 방법을 몰라 안절부절 바라보다가 사철나무 울타리 밑 낙엽 위로 옮겨주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아직 걸음마 연습 중 바람에 추락했을까 혹시 까치의 공격을 받았을까 상처가 없는 것으로 봐 바람에 떨어진 것 같기도 한데 어떻게든 살아 날아가길 기원해 본다. 2024. 5. 9.
싱그러운 오후 한때 싱그러운 오후 한때살구, 매실은 엊그제 꽃피더니 벌써 열매를 달았네  애기똥풀 둥굴레꽃 무리화분에 심어진 블루베리 칼기꽃수수꼬투리, 라일락 쌀밥 같은 철쭉꽃얘는 진달래처럼 보이는데, 모든 풀은 윤기가 자르르 흰 제비꽃 오늘은 흰 제비만 보였다 천지가 철쭉잔치 닭의장풀 무리 지난가을이 끝이려나 했는데 푸른 담쟁이 봄을 맞이한 동네 재건축 대기중인 폐가 매발톱 오늘은 황사도 없고 화창한 날씨 살짝 덥기까지 한 오후였다 4시에 집을 나서 천천히 동네 둘레길을 걸으며 이른 봄을 깨운 풀꽃들은 씨앗을 품고 나뭇잎이 싱그럽게 피었다 조금 전에 나온 듯한데 이렇듯 자연은 초를 다퉈 계절을 여물어놓았다. 한 발 한 발 걷노라니 눈에 익은 꽃들이 해맑게 웃으며 환영하는 듯 해 사진 한 장 찍어 담고 가다 서다 해넘이를 .. 2024. 4.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