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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55

똥꽃 /이진수 똥꽃 2022. 11. 17.
쉬 / 문인수 쉬/문인수 그의 상가엘 다녀왔습니다 환갑을 지난 그가 아흔이 넘은 그의 아버지를 안고 오줌을 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생生의 여러 요긴한 동작들이 노구를 떠났으므로, 하지만 정신은 아직 초롱같았으므로 노인께서 참 난감해하실까 봐 “아버지, 쉬, 쉬이, 어이쿠, 어이쿠 시원하시것다아” 농하듯 어리뢍 부리듯 그렇게 오줌을 뉘였다고 합니다. 온몸, 온몸으로 사무쳐 들어가듯 아, 몸 갚아 드리듯 그렇게 그가 아버지를 안고 있을 때 노인은 또 얼마나 더 작게, 더 가볍게 몸 움츠리려 애셨을까요. 툭, 툭 끊기는 오줌발, 그러나 그 길고 긴 뜨신 끈, 아들은 자꾸 안타까이 따에 붙들어 매려 했을 것이고 아버지는 힘겹게 마저 풀고 있었겠지요. 쉬─ 쉬! 우주가 참 조용하였겠습니다. 쉬/문인수 해방둥이 문인수 시인은 .. 2022. 11. 15.
침묵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 침묵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 말은 말이 반이고 침묵이 반이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이성복, 《무한화서》 우리가 말을 하는 가운데 침묵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도 반은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굳이 산술적으로 계산하자면 말은 반도 안될 것이다. 침묵이 훨씬 더 크니 말이다. 아니 침묵이 어느 정도 더 큰지 우리는 가늠할 길이 없다. 우리는 그저 말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홀연히 깨닫고 받아 들여야 할 뿐이다. 기도 역시 마찬가지다. 기도하는 행위는 머리가 아니라 몸에서 나오는 말이며, 더욱이 그런 몸을 따르는 마음의 신음이다. 마음이 어찌 몸의 소리를 다 들으며 듣는다고 해서 다 내뱉을 수 있을까? 그래서 신음이다. 이것은 침묵이기도 하고 절규이기도 하다. 서로 반대인 침묵과 절규가 오묘하게 역설적으로 .. 2022. 10. 1.
우형숙 시조시인 3집 우형숙 시조 시인 3집 선생님, 나이를 먹으니 호칭 뒤에 단골로 붙어 다닌다 우형숙 교수는 부천 작가회의 회장을 하면서 추억에 남는 일이 많았다 복사골 문학회 시화전도 두 번이나 하고 여러 가지 문학 단체활동을 많이 했다 그래서 단독적인 만남은 없었지만 내 나름 친근한 선생님이다. 시조 시 번역가로서 내 시 대장동의 저물녘을 번역하고 전국적 활동도 많이 했던 회장이라 코로나로 집에 틀어박히면서 그리웠는데 시집을 우편으로 보내왔다. 공감되는 시 한 편 올려본다. 병실에서 울 엄마 숨 소리에 피리가 달렸구나 들숨 따라 날숨 따라 파도 타는 하얀 시트 한참을 노 젓기 했나 잠에 빠진 돛단배 ** 작년 오월에 어머니께서 소천하셨단다 울 엄니는 이 앞 년도 칠월에 소천해서 어머니를 잃은 공감이 크다.** 2022. 7.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