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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55

퀵서비스/장경린 퀵서비스/장경린 봄이 오면 제비들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씀바귀가 자라면 입맛을 돌려드리겠습니다 비 내리는 밤이면 발정 난 고양이를 담장 위에 덤으로 얹어드리겠습니다 아기들은 산모 자궁까지 직접 배달해드리겠습니다 자신이 타인처럼 느껴진다면 언제든지 상품권으로 교환해드리겠습니다 꽁치를 구우면 꽁치 타는 냄새를 노을이 물들면 망둥이가 뛰노는 안면도를 보내드리겠습니다 돌아가신 이들의 혼백은 ‘가다나순으로 잘 정돈해두겠습니다 가을이 오면 제비들을 데리러 오겠습니다 쌀쌀해진 코감기를 빌려드리겠습니다 퀵서비스/장경린 어린 시절 봄이면 어김없이 제비가 찾아와 제 몸보다 크게 벌어진 새끼들의 입에다 먹이를 물어다 나르는 걸 볼 수 있었지. 제비집 아래에는 제비 똥이 그득해서 신문지를 깔아야 했지만 제비들을 위해 그 정도의 .. 2023. 9. 14.
디지털문예창작학과 모집 모집 디지털문예창작학과 모집 사진 찍고 글 쓰는 것이 나의 취미이고 늘그막에 부담 없이 즐겨도 손해 볼 일 없을 취미생활 한번 다녀보고 싶은 학과라 복사해 왔다. ^^ 2023. 9. 7.
도굴 / 박상조 詩 도굴 / 박상조 詩 모두가 잠든 새벽 엄마는 뒷산 주인집에서 묻어 놓은 병든 돼지 새끼를 몰래 파냈다 그리곤, 몇 시간을 그렇게 콩알만 한 심장으로 칠흑 같은 가난을 삶았으리라 동네가 눈을 뜨기 전 어둑한 셋방의 장물은 해치워지고 우리는 영문도 모른 채 또다시 잠이 들었다 어느덧 세월도 그렇게 장례장은 코로나로 오일장이 되어버렸고 수육을 몇 근이나 더 내어야만 했었다 엄마가 마지막으로 삶아 낸 뜨거운 인사, 돌 같은 고기 한 점이 목구멍을 꽉 막고 꺽꺽 우는데. 박상조 시인은 페북 친구다 박 시인의 시를 읽다 보면 푹 빠져들어 가슴이 아픈 것이 화자가 내 동생 같은 느낌이 들어서다 보릿고개를 경험한 나로선 이 어머니의 심정을 이해하게 되는데 배고픈 자식들을 위해서 무엇인들 못 했으리 우리 어머니들은 대부.. 2023. 7. 19.
김형순의 첫 시집"아무리 생각해도 참외 씨?" 김형순의 첫 시집 "아무리 생각해도 참외 씨?" 김형순은 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 1년 후배가 시집을 냈다고 한 권 보내왔다 제 성격대로 보고 쓰고 그린 동화책 같은 시집이 교보문고에서 인기 중이라 내가 낸 시집만큼이나 반갑고 기뻤다 넘기다 마음을 잡은 "우두커니" 겨울나무 한 그루 서 있는 이 시가 내 시선을 다잡아서 한 편 올렸다. ^^ 2023.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