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려느냐?
이 비가 그치면
놀던 초원도 으스스 떨릴 것이고
푸른 날개
갈색으로 변장해도
간밤에 온 비는
가라 할 것이다.
대추나무 아래 울던 풀벌레
텃밭에 놀던 동무들
푸르던 나뭇잎
방향을 놓고 방황할 것이다.
아직은 먼 것 같지만
이 비가 지나가면
한 걸음씩 다가오고
명할 것이다 비우라고.
어디로 가려느냐?
이 비가 그치면,
내 방으로 가자
그래서
풀잎이 사라진 창가에
흰 눈이 내리거든
날 위해 노래를 해주렴
너의 긴 다리로 날개를 쳐
기타 줄 퉁기듯이 찌르릉 쩌르렁
향기롭던 여름날
풀잎에서 부르던 노래를.
그러다 새봄이오면
초원으로 돌아가자
그리고
행복하였다, 지난겨울은
봄처럼 참 따뜻하였노라고
인사를 나누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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