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개울가 얼음 위에서
팽이 돌리던 아이가 어른이 되었어요
꿈꾸던 잠방이가 마르지도 않았는데
어느 설날
연 날리던 아이가
노인이 되었어요
연은 아직도 나무에 걸려 있는데
얼음의 파편같은
눈이 깨끗 타 하지만
이내 사라지니 그만이고
보름달이 맑고 밝아 아름답지만 매일은 아니니
코끝이 빨개지고
입술이 파랗게 얼어도
얼음 서걱거리는 보리밭 쏘다니던
그 맘만 못하리
한(寒)겨울이 따스했던
그때 그 하얀 맘만은 못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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