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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이야기

지리산 자락에서 달려온 친구들

by 시인들국화 2011. 7. 14.

이 친구들이 신문에 싸여 택배로 오던 날

옆집에서 비워둔 화분 하나를 그냥 가져다 들 깨밭 하나를 부시고

두 개의 화분에 하늘 나리, 원추리, 황색창포 뿌리를 심고는

아직은 예쁜 모양을 품고 있는

몽우리를 정성 드려 세워 제 몸 두 잎으로 묶어주고 이틀 후 올라가니

장맛비에 힘을 얻어 네 개의 모가지가 꼿꼿이 기운을 차리고 있었다. 

흐린 날씨지만 기념 촬영을 해 주고 잘 살아서 꽃으로 보자고 약속을 하였다.

 그리고 이틀 후 연일 쏟아지는 비와 바람에 두 가지의 몽우리는 내려놓고

두 개만 서있었다. 내심 불안한 것은 이것마저 잃을까 걱정이다

하여 촬영을 하고 한 송이라도 좋으니 올해모습을 보여주어라.

그래야 너의 인물을 기억할게 아니냐. 아직은 건강한데

이제 장마가 물러간다니 잘 참고 예쁜 미소로 만나자.

언제 피었는지 한송이가 피었다가 져 색깔을 알 수 없었다.

3일후 또 한 송이가 피었는데 얼마나 예쁜지,

쉿~ 조심조심 내가 원하던 색깔을 보여주어 기뻤다. 그리고 감사도.

그리고 이틀 후 두 송이가 피었다 시험공부는 저만치 두고는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얘들하고 얼굴이 벌겋게 타도록 놀았다.

 친구와 사진 찍는 내 그림자

 국화와 의 조화

 모자와 함께

 피고 지는 동안에 폭풍도 놀다가고, 간간이 폭우가 때렸지만 싱싱하게 잘 피었다.  

 아직도 몇 송이가 더 남아있다.

 

폭우에 지친 물먹은 꽃잎

끝까지 굳게 굳게  

 마지막 한 송이로 마무리하고 내년을 기약했다.

새순이 나고 창포는 키가 많이 자랐다. 

봄에 피면 참 예쁜 창포, 단독에 살 때에 대문위에 심었는데,

겨울에 관리하지 않아도 잘 견디는 생명력이 강한 식물 내년에는 꽃으로 보자.

가운데는 하늘나리를 심었는데 아직 싹이 나지 않는다. 죽지는 않았는지 걱정된다.

오늘은 아주 작은 나비가 놀러왔어요.

하지만 원추리는 향이 없는지 아니면 향이 독해서 인지

벌도 나비도 그 어떤 곤충이 들어가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참 도도하다.

공생하는 친구들

사람이든 식물이든 관심을 가져주는 만큼 보답으로 돌아온다.

사랑받지 못하면 금방 시들고 말지요. 난 이런 친구들이 있어 행복하고

이것을 정성껏 보내준 시냇님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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