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 손
허공을 쳤다가 바람 잡은 주먹 손
휙, 한 번에 잡았는지 꽉 잡은 솔잎 든 손
이 손 저 손 맞짱 쳐 엉켜진 용수철 손
나머지 또르르 오그리고
엄지 검지 쩍 벌린 브이 손
무한 늘어져, 될 대로 되라 뻗친 줄 손
제 몸 만 배인 통나무를 끌어 잡은
딱 엎드려 붙은 손
잘 잡았든 못 잡았든 한 줄기 한 식구로 사는데
제 몸 만 배나 큰 통나무 붙든 힘센 손
한 번 빌려다가 앞만 보고 가는 세월
이 세월 한 번 붙잡아 매 뒀으면.
두 번째 시집에 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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