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운전면허증을 갱신하고
운전할 일은 없을 것이다
코로나19 자가 격리
삼 년 겨울을 보내고 보니
구만리 같았던 생의 길이
구십 리 앞으로 훌쩍 넘어와
갱신으로 기어를 바꿨다
어긴 기한은 과태료로 회복했지만
사진이 너무 젊다
시력이 미달이네요
서류 보충하느라 병원비 허비하고
맘고생까지 곁들여 시험장으로 갔는데
저쪽 가서 청력검사하고 오세요!
브레이크 힘껏 밟고 8초간
액셀 밟아보세요
내 나이 사십 대
칠전팔기로 취득한 자동차 운전면허증
주민등록 대용으로 내밀고도 으쓱
삼십 년 운전 경력자를
불과 몇 분에
초보운전자로 전락
경신 통과란다
내 인생 칠십 퍼센트를
허비하고 남은 몇 퍼센트
쌩쌩, 팔팔해지기 참 어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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