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렬로 손에 손잡은 푸른 울타리, 펜스
분명 나뭇잎인데 보라빛이다 꽃도 아니면서
망초다 작고 볼품없다지만 무리로 피어
풀밭이 꽃밭처럼 싱그럽다
모내기할 때쯤 먹었던 살구,
매화와 매실로 헷갈리게 하는 꽃과 열매
오늘은 바람이 훌러덩 보여주고 간다.
얘는 마루 오솔길
나의 눈을 멈추게 하고 생각하게 하는
꼭 누구를 닮아 나를 슬프게 하는 등걸,
오늘은 어떤 할머니가 말을 걸어온다
저쪽에 가면 장미꽃이 있다
가서 사진 찍으란다 네 ~ 하고는
속으로 내가 사진 찍는 사람인 것을 어찌 알고
생각해보니 내가 사는 빌라 앞 동 화단에
방울꽃을 찍을 때 내가 인사했던 분이다
그래서 또
장미는 처음 폈을 때 찍고
가을 서리 올 때 찍어야 예쁘다는 걸
아주머니는 모르시는 거지
지금은 아파트 울타리마다 흐드러지게 피어
별로 귀하지 않네요
이렇게까지 일러줄 필요까지는 없지만
내가 이상한 것만 찍고 다니는 것을 본 거지
이해할 수가 없겠지만 굳이 이유를 설명할 필요도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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