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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이야기

또다시 詩 쓰는 동네를 거닐다 부천詩 동아리 5집

by 시인들국화 2025. 2. 20.

가난은 병이다 시와 해설 
 
가난은 병이다 

생각을 바꾸면
저 푸른 하늘도 내 것이 될 수 있고
불볕 먹은 잡초도 내 것이 될 수 있는데 
빈 머리통만 박박 긁지

요 아랫마을 전봇대에 등 붙이고 사는
민들레네도
한여름 뙤약볕에 네 송이 꽃을 수확
부를 과시하고 있던데

쓸거리가 가난하면
저 흰 구름 속 헤엄질 하는
날 고등어라도 찍어다 붙여볼 일이지

만년이 빈(貧)시인
머리통만 긁고 쳐
詩 거리 통증에 몸살을 앓는다. 
 
지도교수 시 한 편의 비평 

'가난’이라고 하면 우리는 대부분 돈이 없으므로 여긴다. 그래서 경제적인 빈곤함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시인에게 가난은 더 이상 돈의 문제가 아니다. 김옥순의 <가난은 병이다>는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시인 스스로에 대한 깨우침을 담은 시다. 가난은 죄가 아니다,라는 외침은 많이 들어봤지만, 가난이 병이라니 이 얼마나 시적인 발상인가. 누군가는 제목만 보고 가난한 것도 서러운데 그게 병이라고? 하고 반문할 수 있지만 시를 다 읽고 나면 상상력의 부재를 앓는 시인의 빈 통증임을 역설적으로 들어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생각을 바꾸면 풍요로움이 되는데 그렇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빈 머리통의 인간과 전봇대 등 붙이고 살면서도 꽃송이를 피우는 민들레꽃을 오히려 부자로 대비시키며 풍자적으로 주제를 드러내고 있다. 일반인은 알 수 없는 시인의 아픔은 바로 창작의 고통이다. 빈 통증은 가난한 상상력이 되고, 이는 다시 시인에게는 병이 된다. 또다시, 詩 쓰는 동네를 거닐다 는 결론으로 시를 써야 하는 시인에게 떠오르지 않는 상상력에 대한 고통을 시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쓸거리가 가난하면 저 흰 구름 속 헤엄질 하는 날 고등어라도 찍어다 붙여볼 일’이라는 재미난 표현에서 바닥난 상상력 속에서도 번뜩이는 시인의 상상력이 느껴진다. 시인이 삶을 언어화하는 직업이라고 해서 자신의 삶만을 듣는 결론으로 시를 써야 하는 시인에게 떠오르지 않는 상상력에 대한 고통을 시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쓸거리가 가난하면 저 흰 구름 속 헤엄질 하는 날 고등어라도 찍어다 붙여볼 일’이라는 재미난 표현에서 바닥난 상상력 속에서도 번뜩이는 시인의 상상력이 느껴진다. 

2020년 가을부터 2024년 겨울
시 쓰는 동네를 거닐다 첫 번째 시집으로 시작
또다시 시 쓰는 동네를 거닐다 다섯 번째 시집으로
부천 시립 상동 도서관 주관 줌 강의 수업을 마쳤다.
매년 수강생들은 바뀌기도 했지만 나는 쭉 참여해 강의 듣고
지도교수 지정해 준 시제로 시를 지었다
즐겁기도 했지만, 막막한 시상에 헤매기도 했지만, 한 번의
지도교수 합평회를 통해 숨을 돌리기도 하면서
5집까지 참여했는데 도서관 예산 부족으로 끝낸다니
매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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