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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이야기

4년전 9월 12일

by 시인들국화 2024. 9. 12.
비 오는 날 동네 한 바퀴
이렇게 나오기도 무진 애쓴다
휴대폰 한 가지만 챙기면 나머지는 세튼데,
그나마 이틀에 한 번인데
내려와 보니 비가 온다 언제부터 내렸는지 땅에 물이 고였다
사방을 보니 우산을 받고 간다 잠시 갈등,
올라가면 포기할 것 같고 그냥 가자고 나섰는데 비 좀 온다
눈썹도 간지럽고 난방에 빗물 자국을 그린다
급한 길에 빌라 주차장으로 걸었다
눈곱만한 장미가 빗물을 머금었다
그 맘이 가을이라 만져줬더니 화들짝 물을 털어버린다
빗물 고인 작은 웅덩이엔 나무 한 그루 반영으로 서고
동그라미 동그라미를 그린다
동편엔 해 뜨고 서편엔 비 오는 오후
동편만 기대하고 나선 길
잠시 학교로 들어갔다 비를 피해 보자고
건물 추녀 아래에 섰는데 둥그렇게 물방울이
볼록, 볼록 부풀렸다가 똑하고 꺼진다
비가 주춤주춤하여 추녀 밑 한 바퀴 돌아
벚나무 그늘을 걸어 공원으로 왔다
공원엔 우산을 받고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거리 두기 아무리 해도 코로나는 비웃기라도 하는 듯
영 갈 생각이 없다
나는 한적한 나무 아래에 앉았다
정자엔 우산을 접고 들어가는 사람이 있어
동녘의 해는 끝내 자취를 숨기고
공원엔 어둠이 내려앉는다 

페이스북 글과 사진 올린 4년 후 오늘
비가 내린다 그날엔 오후에 내렸지만, 오늘은 아침부터
많은 비가 내린다 긴 기록을 남기 열대야를 앓고 난, 아니
진행 중인 지금 비는 이 무더위를 몰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내일모레면 추석인데 그 어느 때 추억의 명절 추석엔
바바리코트 입고 시골 명절 쇠러 가기도 했는데 그때가 아마도
사십 년 전이지 싶은데 지겹도록 들러붙어 밤을 덥게 하는 이
열대야 이 비 후엔 제발 물러갔으면 하는데 답은 미지수 일이다.
지칠 대로 지친 이 몸 장미가 물을 머금었는지
바닥 물에 물보라 동그라미를 그리는지 아무것도 궁금치 않으니
나도 이제 올 만큼 온 것 같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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