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거름 동네 한 바퀴
나지막이 오늘이 지는
배롱나무 가지
부르지 않아도 찾아준
언제는 전선에서 언제는 은행나무에서
삑 삑 나의 귀를 시끄럽게 했던
한 번쯤 만나보고 싶었던 친구
동네 한 바퀴 하는 시간 때면 떼로 부르고
나를 궁금하게 했던 이 친구가
나무와 꼭 같은 옷을 입고 옷 같은 배롱나무
악수라도 할 만큼의 거리서
사방을 두리번두리번
지금은 넌 누구니 집은 어디니
그런 건, 물을 수 없네
자넨 식구를 찾으면
굿바이 배롱나무 할 테니까
그러기전 자네를 끌어 담아야 해
그래서 심장이 쿵쿵 북을 치고
파르르 손이 떨렸지 않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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