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 문학 기행록

  향수(鄕愁)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희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 우는 곳,

 

_그곳이 참아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은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_그곳이 참아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활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든 곳,

 

_그곳이 참아 꿈엔들 잊힐 리야.

 

轉設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의와

아무러치도 않고 여쁠 것도 없는

사따가운 해ㅅ 살을 등에 지고 이삭즛던 곳,

 

_그곳이 참아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석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어 도란도란거리는 곳,

 

_그곳이 참아 꿈엔들 잊힐 리야.

 

**짚 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아버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 그리고 사철 발 벗은 아내가 환기되는 애수가 서린 가족적 생활 감각과 얼룩빼기 황소가 울음 울고 실개천이 휘돌아 흐르는 한국의 농촌 풍경이 잘 나타난 정감어린 불운의 시인 정지용의 대표 시이다.

 

 장마 끝에 맑게 나타난 흰구름, 달리는 차 안에서

 정지용 시인의 동상

 기념관 들머리에 앉은 시인  

 모형 실개천 (내가 지은 말)

긴~기다림

 

울타리에 핀 나비같은 나리 꽃

 가난했던 시절의 부엌

 시인의 정취가 묻어나는 방

 생가의 뒤안, 녹설은 문고리는 자물통에 물려있고

봉선화는 여름을 물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