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 물한계곡
마음뿐 쉽게 올 수 없는 산행, 남들은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인데도 나는 다녀온 후기에 만족만 하다가 직접와 보니 이것이 웬 복이냐?
한적한 오월의 계곡은 물소리 새소리로 정겹고 푸르러가는 녹음은 메아리도 잠든 양 고요하였다.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계곡의 물줄기는 작은 바위에 부딪히며 타고 넘느라 소금 같은 물거품을 만들고 동그란 물풍선을 터트리며 사~악 소리로 계곡을 채운다.
바라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좋은데 그 물에 손까지 씻고 싶어 엉덩이를 끌면서 내려갔다.
아! 뼛속까지 보이는 맑은 물은 때 묻은 이맘을 비추는 듯하여 부끄러웠다.
하여 그 물로 눈도, 입도 씻어 흘려보내고 편안하게 앉아 있는데 마음은 건너편의 평평한 바위에 건너가 신발을 벗고 윗도리로 널찍하게 깔아 대자로 뻗고 훌훌 털어낸 마음에 편안함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것도 모자라 산바람 물바람 온몸에 적셔가고 싶어 홀로 앉았노라니 팔랑팔랑 나비, 푸드덕 새 한 마리가 물 위를 날며 오신 것을 축하합니다. 하는 듯하여 나도 목소리도 크게, “참 아름다운 노래 우리 함께 부르세" 하고 에덴에 온 것처럼, 여기가 천국인가? 나~여기서 영원히 살고 싶다! 하고 물어보니
그러시오! 하는 듯 메아리가 대답하고 지나간다.
찌들은 도심을 벗어나니 만사가 이 산물에 씻긴 듯 상쾌해지고 심장까지 맑아진 듯 시원한 하루, 행복한 하루였다고 말해 본다.
소금같은 물거품 거울같이 맑은 물
싱그런 오월의 계곡
풀같이 자란 이끼
꽃과 나비
고사리 한 줌
다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