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포항의 저물녘 / 김옥순
항해를 매달은 고깃배 그림자
바닷물에 일렁이고
각설이 가위춤 엿판을 접을 즈음이면
벽을 등진 할머니 나물 장터에도
어둠이 앉기 시작한다.
낮게 날던 갈매기도 높이 날고
젓갈 한 봉지 든 나그네
발걸음도 귀가를 서두른다.
#
금진 백사장 해맞이 / 김옥순
밤샘 밀고 밀리다 길에서 맞은 새해
다 영근 일출을 맞았지만
후다닥 소원 두 가지 말하고
2016년 첫 아침
나 왔다 가노라
파도 너 지우지 마!
꾹꾹 눌러 발자국 묻어 놓았다.
#
단풍잎 / 김옥순
나
화장했습니다
점 꾹
눈썹 입술은 환하게
뚫린 자린 심벌로 두고
좀 찐하게 했습니다
가는 길 험하여
추해지면 슬퍼질까 봐.
#
화답의 시 / 풀꽃
가을바람에 살포시 실려 온 영혼의 노래
포장도 뜯기 전에 콩닥콩닥 마음이 달뜬다.
사계(四季)의 서정이 시간의 흐름도 망각한 채
책 속에서 펄럭인다.
이웃한 소통의 통로는 어울림 되어
계절의 변화도 아랑곳없이 낮과 밤의 벽을 허물고
밤새 재잘재잘 저마다의 계절을 맞고 있다.
그들이 닫힌 공간에서 외롭진 않은 건
서로 기댈 수 있는 이웃이 있고
눈길 주는 마음이 있어 살아 숨 쉬고 있다.
그들의 전생은 계절의 끝에서 사위워 지지만
시의 옷을 입고 영원히 존재할 수 있으니
그 은혜 어찌 잊으리오.
그 사랑 어찌 잊으리오.
<글에서 "이웃한 소통의 통로"는 책 속에 시들을 말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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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순 시인님 1집 "날씨는 흐려도 꽃은 웃는다"를 보내 주셔서 잘 읽고 있는데
이번 가을에 2집 "11월의 정류장"을 또 받았다.
이번에 보내주신 시인님의 시집 "11월의 정류장"은
이 가을 나에게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 될 것 같다.
들국화님은 오랫동안 블로그를 통해 아름다운 교제를 나누며 지내 왔는데
시인님의 시는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것을 시로 엮으셨는데
시인님의 시는 간결하면서 시인님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있다.
들국화님 보내주신 시집 소중히 간직하며
시를 읽을 때마다 들국화님의 시적 마음이 나에게도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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