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히 싱싱한 하늘과 나무
호수에 풍덩 빠진 창포
호숫가를 거니는 까치 둘이면 더 정다울 건데
지난달에 꽃핀 모과 벌써 열매가 이만큼
버찌는 까맣게 익어가고
첫봄을 알린 청매실은 매실이 주렁주렁
얘는 앵두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 처녀 바람났네~~"
밥알 같은 이팝나무꽃
늦게 핀 영산홍과 어우러진 흰 씀바귀
클로버 꽃향기가 동네방네
선씀바귀 꽃
전라도까지 안 가도 맘껏 즐기는 청보리밭
무한히 푸른 하늘 땅엔 청보리밭 찍새들 난리 났네
피기 시작하는 꽃양귀비
벌개미초 밭 모퉁이 흘린 청보리 한 줌
구절초 꽃을 닮았는데 가을이 기대되는 어린 벌개미초
얘는 분명 이름이 있을 건데 난 그냥 불두화 사촌이다
올해 들어 처음 보는 장미
상큼하고 향기롭다
양귀비 자태 몇 컷
작년에 버린 메밀 집 더미에서 가을에 피는 메밀꽃이 피었다
다 날아가고 달랑 한 장 잎 분홍 꽃잎 양귀비
꽃은 늘 이렇게 늦게 피는 것들이 있다
푸름 속에 박혀 고개도 못 들었지만 나는 잘 보인다
원추리 참 곱다
아무리 봐도 부처님 머리 같지는 않다 하지만 깨끗해서 좋다
찔레꽃은 왜 "찔레꽃 붉게 피면~~"로 노래지었을까? 이렇게 하얀데
패랭이꽃
하얀색 패랭이 꽃
자세히 보면 나비 같기도하고 다리가 긴 황새 같기도한데 이름을 모른다
초여름 시냇가를 하얗게 물들이던 찔레꽃
첫봄을 알리던 고개들면 안 되는 꽃
머리를 들은 부풀린 백발
은 발과 반 백
산책나온 고양이 엄마
새끼는 사방팔방 체험 중
누워보기도 하고
새소리도 들어보고
물레방앗간에서 사는 새 자세히 보면 나무에 붙은 것이 보인다
싱그런 오월
방콕해 있었다는 건 형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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