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잊은 봄
닭의 장 풀꽃
가을까지 도라지꽃
구절초와 벌
국화 아래집 가게 앞에서
아직 익고 있는 산수유 열매
이름 모른 열매
아귀풀
국화같지만 구절초
오후엔 보기 어려운 나팔꽃
늘 내가 앉아서 하늘 보는 돌 의자
때없는 주름꽃
어쩌면 망초같지만 미국 쑥부쟁이래요.
얘들은 이모작 질갱이, 망초싹, 황새나물 등등
해넘어가는데 단장하고 나온 자주달개비
늘 푸르게 푸르게 소나무
마지막 석양
돌아돌아서 오는 학교담 길
가을비 온 뒤
돌고 도는 동네 한 바퀴는 나의 운동의 전부다
돌아봐야 몇 보 안 되지만 가는 길에
보는 꽃은 계절을 달리해서 핀다
보잘것없다고 수줍어하는 풀꽃도 꽃이기에는
목마름도 타고 발걸음에 밟히기도 하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으리라
들여다볼 때마다 장하고 게으른 나보다 낫다
쓰다듬어 칭찬해주고프다
늘 맑은 눈으로 언제나 웃음 잃지 않는
이것들 이제 한 겨울을 또 움츠렸다 다시
허리를 펴는 봄이면 난 또 껌뻑, 아이고 살아있었구나
허리를 굽혀 소리 없는 환성을 지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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