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몹시 흔들리는 몸을 달래
조금 남은 해를 붙들어 기쁨을 함께한
진달래
이것이 웬 진달랜가 학교에도 공원에도 없는
원미산 진달래 동산에나 가야 볼 것을
우연히 쉬게 된 앞 건널목 건너편 어느 음식점
울타리 겸 화단에서 막바지 춤을 추고 있었다
조금 후면 진달래는 지고 아무리 보려 해도
없을 걸 해거름 동네 한 바퀴 돌면서 모셔왔다
누구는 널린 것이 진달래 지천이 봄꽃이라고 하겠지만
길거리 풀꽃 한 송이도 남의 보는 것보단 내 손으로 찍은 것이
자유로워 백번 이백 번 흔들렸어도 내 것이 좋은 걸
작년엔 코로나 때문에 꼼작 않았고 올해도 축제가 취소돼
어쩜 못 보고 넘어갈 이 꽃을 보아 너무 반가웠다
진달래가 뭐 올 것이 다른가?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호들갑이랄지 모르겠지만
올해 다르고 내년 다를 내 눈이 안 보고 넘어가면
서럽다고 할 것 같아 보고 보고 본다
페북 친구 들것 열 번 보는 것보다
내가 찍은 이것 한 번 보는 게 더 즐겁고 행복해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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