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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는 / 김종태

by 시인들국화 2018. 6. 19.

잡초는 / 김종태 시


춥다 덥다 울지 않는다

배고프다 목마르다 조르지 않는다

못 생겼다 가난하다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난초를 꿈꾸지 않는다

벌 나비를 바라지 않는다

태어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사는 것을 버거워하지 않는다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무도 탓하지 않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주어진 것 만으로 억척으로 산다

버려진 곳 태어난 곳에서 모질게 버틴다

생명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

살기 위해 먹는 수단은 언제나 신성하다

뜯기고 먹히는 것은 먹이피라밋의 섭리이고

뽑히고 밟히고 채이는 것은 존재의 숙명

살아 있다는 것은 은혜이고

죽는다는 것은 섭리이다

잡초는 결코 죽지 않는다

다만 섭리를 따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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