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져 꽃비 날리는 동네 한 바퀴
영산홍 결으로 꽃비가 앉네
꽃사과 복사꽃 위로
일찍 나온 나비 날고
우리 누님 심어논 명자꽃 피었는데
명자 누님 가신지 몇 해라던 그 누님의 남 동생
명자꽃 필적마다 그 남자를 생각키게 하는 꽃
선홍빛 명자꽃 또 한 이름 산당화
라일락 진한 향에
봄날은 짙어지는데
자목련 빛바래 죽죽 찢어 꽃잎을 내리네
빛깔고와 매번 까먹은 봄 나리 내가지은 꽃 이름
작년 그 화분 매발톱, 매 발톰이 이렇게 생겼는가
애기 똥풀 꽃
세상에 내로라하는 꽃 중의 꽃 제일 작은
꽃마리 풀꽃
깐깐하다 쓰다 내침받지만
꽃만큼은 지지 않을 미인 씀바귀
뱀딸기 닮은 이 꽃이 양지(陽地)꽃이라고 한다
봄의 전령 제비꽃 다음 민들레
땅만 보다 하늘을 보니
구름인 듯 바람인 듯
죽음처럼 고요했던 나뭇가지에
연둣빛 기척을 내걸고
횅하던 까치집도 칠을 했어요
어느새 집 단장을
걷다 찍고 찍다 앉은 장의자
마주 보는 66층 빌딩 덩치가
작은 내 키를 짓누른다 올려다 본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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