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 좋은 날
물오르는 느티나무
비행기가 날아가고
하늘은 푸르고 나무는 살찌우고
산당화 터지기 직전
수수꽃투리 (라일락)
가을 부터 모자를 벗을까 말까 백목련
이건 또 멋쟁이 매화라고 할까?
살구일까 매화일까
애들은 첫봄 시선을 받고는 새해 봄 까지 있는 듯 없는 듯 산다
무당집 대문 앞
무당네는 이사하고 담쟁이도 덩달아 갔는지
깔끔해진 담장 텀에 어느새 올라와 꽃을 피웠다
내가 사진을 찍는 날이면 금세 없어지는 풀꽃들
올 더러 처음 만남 반가웠는데 걱정된다
이렇게 사라지는 도시의 풀꽃 고옥이 사라지니 잡초도
짐을 싼다 그래서 앞으로 나는 혼자 놀아 심심해 질 것이다.
머위꽃
이틀 전 담배꽁초를 밀어내주며
꽃은 꼭 피우거라 당부했더니 말을 잘 듣네
노란빛인지 흰 빛깔인지 궁금하기도 한데
요즘 허리 굽은 할머니들을 조심해야 한다 엎드려 땅만 보고
다니시니 보이는 건 나물이다
씀바귀 부대
진짜 볕좋은 날 동네 한 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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