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먹음은 장미
주차장 바닥에 뜬 반영과 물보라
빗물 떨어져 빗방울
해당화
송엽국
백일홍
초등학교 담길
비오는 날의 연꽃 공원
동편 하늘
돌아오는 길 빗물에 뜬 십자가 탑
동네 가로등과 십자가 탑
비 오는 날 동네 한 바퀴
이렇게 나오기도 무진 애쓴다
휴대폰 한 가지만 챙기면 나머지는 세튼데,
그나마 이틀에 한 번인데
내려와 보니 비가 온다 언제부터 내렸는지 땅에 물이 고였다
사방을 보니 우산을 받고 간다 잠시 갈등,
올라가면 포기할 것 같고 그냥 가자고 나섰는데 비 좀 온다
눈썹도 간지럽고 난방에 빗물 자국을 그린다
급한 길에 빌라 주차장으로 걸었다
눈곱만한 장미가 빗물을 머금었다
그 맘이 가을이라 만져줬더니 화들짝 물을 털어버린다
빗물 고인 작은 웅덩이엔 나무 한 그루 반영으로 서고
동그라미 동그라미를 그린다
동편엔 해 뜨고 서편엔 비 오는 오후
동편만 기대하고 나선 길
잠시 학교로 들어갔다 비를 피해 보자고
건물 추녀 아래에 섰는데 둥그렇게 물방울이
볼록, 볼록 부풀렸다가 똑하고 꺼진다
비가 주춤주춤하여 추녀 밑 한 바퀴 돌아
벚나무 그늘을 걸어 공원으로 왔다
공원엔 우산을 받고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거리 두기 아무리 해도 코로나는 비웃기라도 하는 듯
영 갈 생각이 없다
나는 한적한 나무 아래에 앉았다
정자엔 우산을 접고 들어가는 사람이 있어
동녘의 해는 끝내 자취를 숨기고
공원엔 어둠이 내려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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