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388 솔짝하게 누린 풍경 솔짝하게 누린 풍경자빠지면 자빠져서 꼬부라지면 꼬부라진 대로 비 오면 얻어맞고 바람 불면 흔들리며 목을 쭉 햇빛 좀 보자 뽑다 보니 허리가 늘어져 이웃 성님 같은 배롱나무에 기대 빛을 보기도 했네 해거름 동네 한 바꾸 하는 늙은이처럼 2024. 12. 18. 2024년 겨울 부천 문학 82호 2024년 겨울 부천문학 82호 2024. 12. 16. 모퉁이 돌의 사진 이야기 아름다운 것은 자연에서만 있었라! ** 페북에서 모셔온 작품 ** 2024. 12. 13. 뜬금없이 뜬금없이 통금이 있는 계절도 아닌데 아들을 챙긴다 5, 18 그해 1월에 태어나 이제 귀가 아물려나 했더니 2024년 12월 3일 자정을 앞세워 자막을 날려 깐 대통령의 계엄령 낭독 선포다 뜬 금 없 이 2024. 12. 4. 구상시인길 구상시인길 나는 구상 솟대 문학 최우수상을 받고 시인으로 인정받았는데 구상 선생님은 사진으로만 보았다 자랑스러운 예술인의 길 한 번쯤 걸어보고 싶어진다. 2024. 12. 1. 창넘어 폭설 창넘어 폭설 앞동 옥상 우리집 문지기 수원서 날아온 풍경 우리동 뒤뜰 뒤동 옥상 난간 나는 이곳에서 2십 년을 넘어 산다. 백십몇 년 만의 11월 폭설이란다 하지만 별로 나가고 싶지 않은 것은 내가 나이 먹었다는 증거일 것이다. 한땐 감성적이라 가만히 못 있고 문밖 옥상을 오르기도 하였는데 그래도 궁금하긴 했던지 뒷배란다 창문으로 두 손을 밀어 몇 장 찍었다 소복이 모여있는 눈 그저 솜털같이 부드럽게만 보이는 풍경을 그리고 수원에 돼지농장을 하는 옛 직장 동무에게 어이 시골 풍경 한번 보여줘 보라고 했더니 푹신하게 쓴 자기네 마당 눈 풍경을 보내왔다. 그래서 감성을 살려 이리 보고 저리 보고 한참 즐겨본다. ^^ 2024. 11. 30. 괜찮아/한강 괜찮아/한강 괜찮아/한강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아파서도 아니고아무 이유도 없이해질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버릴까 봐나는 두 팔로 껴안고집 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왜 그래.왜 그래.왜 그래.내 눈물이 떨어져아이의 눈물에 섞이기도 했다그러던 어느 날문득 말해봤다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괜찮아.괜찮아.이제 괜찮아.거짓말처럼아이의 울음이 그치진 않았지만누그러진 건 오히려내 울음이었지만, 다만우연의 일치였겠지만며칠 뒤부터 아이는 저녁 울음을 멈췄다서른 넘어야 그렇게 알았다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어떻게 해야 하는지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괜찮아왜 그래, 가 아니라괜찮아.이제 괜찮아. 괜찮아/한강맨부커상 수상자.. 2024. 11. 29. “넌 조금 많이 행복했으면 좋겠어” 시(詩)야 노올자 캠페인 “넌 조금 많이 행복했으면 좋겠어” 기고/방귀희 bing AI로 생성한 이미지 ©방귀희 한승완은 엄마 뱃속에서 두 다리가 태반에 눌려 태어날 때부터 지체장애가 있었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가장이 된 어머니는 아들 교육에 최선을 다하셨다. 몸무게가 점점 늘어나는 아들을 업고 등하교를 시켜주던 어머니가 허리 디스크가 생기자 한승완은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검정고시를 택했다. 교회에서 운영하는 컴퓨터교실 수강을 했는데, 수업에 빠지지 않고 참여한 결과 보조교사 역할을 하게 되었고, 드디어 20세에 월급을 받는 직업인이 되었다. 이렇게 시작하여 23년 후인 2019년, 한승완은 중증장애인거주시설 행복누림 원장으로 취임하여 마침내 리더로 우뚝.. 2024. 11. 27. 계절의 묵상 계절의 묵상 가을엔 머리를 숙이게 하소서 내 한 일이 무엇이며 너무 탐내지는 않았는지 그저 묵상만 하게 하옵소서 과일나무 위 과일이 과일이기까지 얼마나 애쓰고 애써 과일이 됐는지 가을엔, 가을엔 두 손 꼭 모으고 기도만 기도만 하게 하소서! 2024. 11. 22. 이전 1 2 3 4 ··· 155 다음